[앵커]
흉기를 든 남성을 피해 달아나다 쓰러져 의식을 잃은 모야모야병 여대생 사건 기억하십니까.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한 피해 여대생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좁은 병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징역 6년을 선고받았던 가해 남성은 2심에서 형량이 크게 준 것으로 드러나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권남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아슬아슬, 어색한 걸음걸이로 온 힘을 다해 걸음을 내딛습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21살 김 양에게 혼자 걷는 건 무리입니다.
[김 모 양 / 모야모야병 여대생 : 제가 말도 하고 아버지 어머니가 잡아주시면 걸을 수 있다는 게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지난해 6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오던 김 양은 흉기를 들이대는 괴한을 만났습니다.
가까스로 집까지 도망쳤지만 희귀병인 모야모야병을 앓던 김 양은 곧 쓰러져 의식을 잃었습니다.
YTN 보도를 통해 세상에 사건이 알려진 지 1년.
기적같이 의식을 찾은 김 양은 매일매일 고통스러운 재활치료를 견디며 지냅니다.
[김 모 양 / 모야모야병 여대생 : 얼른 나아서 집에 가서 아빠 엄마랑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김 양에게 흉기를 들이댔던 남성은 그동안 두 번의 재판을 받았습니다.
방송국 개그맨 공채 출신의 여 모 씨.
처음에는 징역 6년이 선고됐지만, 최근 2심 법원은 형량을 2년으로 크게 줄였습니다.
재판부는 여 씨가 칼을 들이댄 것은 맞지만, 돈을 뺏으려 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협박 혐의만을 인정했습니다.
1년 동안 딸의 힘겨운 사투를 지켜보는 부모는 세상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김덕인 / 모야모야병 여대생 아버지 : 황당하고요. 저희 딸은 이러고 평생 살아야 하는데, 그것에 비하면 너무 좀 아니지 않나….]
이제 갓 21살 여대생.
좁은 병실에서 그녀의 시간이 멈춰 있는 동안, 정작 흉기를 들이댄 괴한의 처벌 수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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